2025 시즌 SSG 랜더스의 개막 2연승 중심에는 김광현이 있었다. 두산을 상대로 5.2이닝 8 탈삼진 2 실점의 호투를 펼친 김광현은 마운드 위에서 전성기 구위를 되찾았다. ABS 존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피칭을 보여준 그가 다시 ‘KK’로 돌아왔다.
김광현의 부활, 전성기 그 자체
2024 시즌은 김광현에게 그리 만족스러운 해는 아니었다. 기대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고, 몇몇 경기에서는 구위와 제구 모두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2025 시즌 첫 등판, 그는 그동안의 모든 우려를 단숨에 씻어냈다. 3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 2차전에서 김광현은 선발 등판해 5.2이닝 7피 안타 8 탈삼진 2 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전 승리에 이어 또 한 번 마운드에서 존재감을 입증한 것이다.
이날 김광현의 투구는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총 99개의 공 중 무려 63개가 스트라이크로 기록됐고, 그의 대표 무기인 슬라이더는 이날도 날카롭게 휘어졌다. 슬라이더는 전체 투구 중 44개를 차지했고, 최고 구속 147km/h의 직구, 15개의 커브, 15개의 체인지업까지 섞어 던지며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철저히 무너뜨렸다. 특히 1회부터 5회까지 안정적인 이닝 운영을 통해 시즌 첫 승 요건을 빠르게 갖췄다.
6회에도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연속 삼진으로 흐름을 다시 가져오는 집중력은 여전했다. 비록 이유찬에게 두 번째 적시타를 허용하며 2 실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김광현의 투구는 완성형에 가까웠다. 이닝 중간중간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아웃카운트를 추가해 나가는 모습은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마운드에서의 존재감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도 팀의 중심축 역할을 해냈다는 점이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올해 첫 단추를 잘 끼워 기쁘다"며 "불펜이 잘 막아줘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라고 동료들을 먼저 칭찬했다. 또한, “ABS 존이나 피치클락은 신경 쓰지 않는다.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 집중해야 진짜 야구”라는 발언은 그의 경험과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관중들도 그의 부활을 실감했다. 문학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김광현이 탈삼진을 잡을 때마다 환호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역시 KK'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가 마운드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팀에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경기였다.
2025 시즌의 문을 힘차게 연 김광현. 여전히 팀의 에이스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임을 증명한 그의 투구는, 앞으로 SSG가 시즌 내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든든한 무기 중 하나가 될 것이다.
“ABS? 신경 안 써요” 김광현의 마인드가 만든 결과
2025 시즌 KBO리그는 여러 면에서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ABS(전자 스트라이크 존)의 확대 적용이다. 기존보다 스트라이크 존이 1cm 낮아지고, 판정 기준이 더 정교해졌다는 점에서 많은 투수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코너워크에 의존하는 투수일수록 심리적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SSG 랜더스의 김광현은 예외였다. 그는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 확신'으로 오히려 더 강한 투구를 만들어냈다.
3월 23일 인천 문학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 개막 2차전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5.2이닝 동안 7피 안타 8 탈삼진 2 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이날 그의 투구 내용만 봐도 ABS 하향 조정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오히려 타자들과의 정면 승부에서 자신감 넘치는 구위를 보여주며, 마운드를 장악하는 투구를 선보였다.
김광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ABS나 피치클락은 1도 신경 안 쓴다. 저걸 신경 쓰면 야구가 아니라 다트다. 타자와 싸우는 게 야구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ABS 존과 피치클락을 의식하며 투구 리듬이 깨졌고, 본인답지 않은 경기 운영을 보였던 경기들이 있었다. 이런 실패를 겪고 난 뒤, 그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야구’, 본능적인 승부로 돌아가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고, 그 철학이 2025 시즌 첫 경기부터 효과를 드러냈다.
이날 김광현의 투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스트라이크 존에 연연하지 않는 자신감이었다. 그는 굳이 스트라이크 존 하단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코스에 자신 있는 구종을 던졌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은 변화구로 타자의 타이밍을 완전히 무너뜨렸고, 볼넷은 단 2개에 불과했다. 삼진 8개 중 다수는 존 바깥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속아 헛스윙을 유도한 결과였다. 이는 곧 그의 마운드 철학이 성공적으로 투영된 결과다.
또한 김광현은 “낮은 공을 일부러 더 던지려고 하다 보면 내 투구 리듬이 말릴 수 있다”고도 말했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의식해 공을 조정하려는 시도보다는,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 집중하는 것이 본인의 야구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날 다양한 구종을 활용하며 투구 템포를 주도했고, 위기 상황에서도 강한 집중력으로 연속 삼진을 기록하는 등 마운드를 이끄는 투수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ABS에 대한 많은 투수들의 고민과 적응 과정을 지켜보는 가운데, 김광현은 확고한 철학과 마인드로 본인의 스타일을 지켜내며 '정답'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전성기 시절의 감각과 함께 돌아온 ‘KK’ 김광현, 그의 야구는 여전히 자신만의 철학 위에서 빛나고 있다.
“우리는 강팀이다” 베테랑의 무게감
이번 경기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지점은 김광현의 팀 내 역할이다. SSG는 이번 개막 2연전을 주전 선수 몇 명이 빠진 채 치렀다. 최정, 박성한, 미치 화이트 등 여러 핵심 전력이 결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도 두 경기를 모두 잡아낸 배경에는 김광현을 중심으로 형성된 안정적인 분위기가 있었다.
김광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 외부 평가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사람들이 우리 팀을 과소평가하지만, 그런 상황이 오히려 괜찮다”며 차분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젊은 선수들이 팀을 이끄는 역할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가 바라보는 팀의 미래는 명확했고, 후배들을 향한 신뢰도 분명했다.
이번 경기에서 김광현은 마운드 위에서 뿐 아니라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는 불펜 투수들에게 “우리 야구를 하자, 지더라도 위축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선수들은 이 말을 가볍게 듣지 않았다. 실제로 SSG 불펜은 리드를 끝까지 유지했고, 경기 마무리까지 책임졌다.
또한 김광현은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승패에 너무 신경 쓰다 보면 야구가 어려워진다”며 여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부터 부담감에 쫓기기보다는 경기 하나하나를 즐기며 성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번 2연전에서 김광현은 실력뿐 아니라 베테랑 선수로서의 역할도 보여줬다.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 후배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언행, 그리고 선수단 내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조율 능력 모두 돋보였다.
2025 시즌 SSG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가 있다는 점만으로도 팀은 큰 힘을 얻는다. 김광현이라는 투수가 있다는 사실은 SSG에 안정감을 준다. 올 시즌, 그가 만들어갈 이야기가 또 한 번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