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KBO의 전체 1순위 신인 정현우가 KIA전 데뷔 경기에서 무려 122개의 공을 던지며 승리를 따냈다. 고졸 신인으로는 역대 2번째 많은 투구 수 기록. 그러나 감격의 데뷔승 뒤엔 "혹사 논란"이라는 그림자도 함께했다. 키움의 미래를 짊어진 '5억 팔' 정현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그날의 전말을 정리해 본다.
고졸 신인 데뷔전에서 122구? 정현우의 극한 데뷔
키움 히어로즈의 2025년 전체 1차 지명자 정현우가 KBO 역사에 남을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3월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 정현우는 프로 데뷔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피 안타 7 사사구 4 탈삼진 6 실점(4 자책)을 기록했다. 성적만 보면 무난한 데뷔는 아니었지만, 키움 타선이 폭발하며 17-10 대승을 거둔 덕분에 그는 고졸 신인으로는 흔치 않은 데뷔전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이 날의 정현우를 두고 팬들과 야구 관계자들이 가장 크게 주목한 건 승패가 아니었다. 바로 투구 수 122개라는, 현대 야구에서 보기 드문 수치였다. 이는 KBO 리그 역사상 고졸 신인 투수의 데뷔전 기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1991년 롯데 김태형이 세운 135구 이후 가장 많은 투구 수다. 2006년 류현진의 데뷔전 투구 수가 109 구였음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수치다.
정현우는 경기 초반부터 고전했다. 1회 말, KIA의 2번 타자 위즈덤에게 큼직한 2루타를 허용한 데 이어, 폭투와 적시타가 이어지며 빠르게 2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경기 내내 볼넷과 안타를 반복적으로 허용했고, 매 이닝마다 많은 공을 던지며 투구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5회에도 계속된 위기 상황 속에서 감독은 그를 교체하지 않고 끝까지 던지게 했고, 결국 122 구라는 숫자가 찍히고 나서야 마운드를 내려왔다.
키움은 외국인 투수를 1명만 보유한 올 시즌, 토종 선발진에 많은 무게를 싣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현우는 고졸 신인임에도 4 선발로 낙점받을 정도로 기대가 큰 투수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0점대 평균자책점과 준수한 제구력은 그 기대감을 키웠고, 이날 역시 승리를 따내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문제는 장기적인 관점이다. 고교 시절에도 110구 이상을 던져본 적 없던 정현우가 데뷔전부터 120구를 넘기며 마운드에 선 건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단기적으로는 승리를 챙겼지만, 혹시라도 이 경험이 팔에 무리를 주거나 향후 성장 곡선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정현우는 경기 후 밝은 얼굴로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고, 팬들도 박수를 보냈지만,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그보다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기대주를 보호하며 육성해 가는 전략적 운영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1경기의 감격이 선수 인생 전체를 바꿔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5억 팔’ 정현우, 왜 이렇게 던졌나?
2025년 KBO리그가 막을 올리자마자 화제의 중심에 선 선수가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1차 지명 신인 정현우. 덕수고 출신으로 고교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키움은 그에게 계약금 5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미래의 에이스로 낙점했다. 팬들 사이에선 ‘5억 팔’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다.
정현우는 기대에 부응하듯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3경기에서 1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82, 삼진 10개를 기록, 볼넷은 단 5개. 제구와 탈삼진 능력을 겸비한 ‘완성형 고졸 신인 투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즌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의 공은 빠르고 묵직했으며, 변화구는 날카로웠다. 키움 팬들은 정현우가 빠르게 로테이션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키움의 팀 사정은 그에게 더욱 큰 부담을 안겼다. 올 시즌 키움은 KBO 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투수를 단 1명만 운영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선택했다. 대신 외국인 타자를 2명으로 늘리는 선택을 했고, 그 결과 정현우는 프로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4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단순히 경험 쌓기용이 아닌, 즉시전력감으로서의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개막 3연전에서 키움은 전패를 기록했고, 팀 평균자책점은 이미 붕괴 상태에 가까웠다. 외국인 투수 로젠버그는 3이닝 8 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하영민도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를 했다. 3 선발 김윤하는 5이닝을 소화했지만 홈런 5개를 맞으며 8 실점. 팀 전체가 마운드 붕괴 상태였기에 정현우에게 걸리는 기대감은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정현우는 3월 26일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5이닝 6 실점(4 자책)이었지만, 타선이 대거 17 득점을 해주며 프로 첫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안았다. 그러나 팬들과 전문가들의 이목은 그의 투구 수 122개에 집중됐다. 데뷔전에서 120개를 넘긴 투수는 KBO 역사상 단 두 명뿐이고, 정현우는 그중 한 명이 됐다.
감독 홍원기의 의도는 분명했다.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 요건을 채워줌으로써, 신인에게 강한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한 것이다. 실제로 정현우는 5회 2사 만루 위기에서도 끝까지 공을 던지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얻은 122구는, 신인의 몸에 너무 가혹한 수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고교 시절에도 110구 이상을 던져본 적 없던 정현우는, KBO 첫 경기에서 한계 이상의 투구를 경험했다. 이후 어떤 후유증이 올진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이 투구 수가 한 번의 승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다.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유망주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승리의 미소 뒤 감춰진 그림자… 특별 관리가 절실하다
2025년 3월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키움 히어로즈의 슈퍼 루키 정현우는 데뷔전에서 팀의 대승과 함께 값진 첫 승을 챙겼다. 경기 후 그는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으며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섰고, 마운드 위에서의 긴장과 고됨이 믿기지 않을 만큼 환한 미소를 보였다. 많은 팬들이 그를 향해 박수를 보냈지만, 그 이면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우려가 함께했다.
정현우는 이날 무려 122개의 공을 던졌다. 이 수치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다. 고졸 신인, 그것도 프로 무대 첫 등판에서 120개 이상의 공을 던진 사례는 KBO 40년 역사 속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공식적으로는 1991년 롯데 김태형의 135구가 최다이며, 1998년 현대 김수경의 120구, 그리고 류현진의 데뷔전 109구가 뒤를 잇는다. 정현우의 122구는 이들 사이에 자리할 정도로 이례적인 기록이다.
무엇보다 정현우는 고등학교 시절에도 110구 이상을 소화한 경험이 없다. 아직 몸이 완성되지 않은 19세의 신인 투수에게 프로 첫 경기에서 122구는 물리적 부담을 넘어 심리적, 체력적으로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정현우는 그날 KIA 타선이라는 막강한 공격진을 상대했다. 낯선 공인구, 템포 빠른 경기 운영, 새로운 환경 속에서의 긴장감까지 감안하면, 그의 피로도는 일반적인 선수가 한 시즌 중반에 느끼는 수준을 훌쩍 넘었을지도 모른다.
키움 구단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외국인 투수를 1명만 운용하는 전략 속에서 기존 선발진의 부진은 정현우에게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게 만들었다. 감독으로서도 신인에게 데뷔전 승리를 안겨줌으로써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경기의 승리와 앞으로의 10년을 맞바꿔서는 안 된다.
정현우는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신예다. 그에게 붙은 ‘5억 팔’이라는 수식어가 기대감을 넘어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기를, 그리고 이례적인 데뷔전이 그의 커리어에 부정적인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앞으로 키움 구단은 정현우에게 휴식, 회복, 정신적 케어 등 전방위적인 특별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 사이에서 ‘혹사’라는 단어가 오르내리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보호가 필요하다.
정현우의 성공은 단순히 키움만의 미래가 아니라, KBO 전체의 자산이 될 수 있다. 그가 건강하게 오래도록 팬들 앞에서 웃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시점이 가장 중요한 갈림길이다. 승리의 미소 뒤에 감춰진 그림자를 외면하지 않아야 할 때다.